이사했습니다.

Do 2008/07/22 12:55
이미 눈치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오랜 기간의 공백동안 껍질만 바뀐 것이 아니라 Tistory로 이사도 했습니다.  오랫동안 이사를 원했으나 고미의 짧은 IT 지식으로 인해 망설이기만 했는데 꼬날님BKLove님의 도움으로 완전 쉽게 포장이사했습니다. 두 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사까지 한 마당에 앞으로 더 열심히 블로깅 해볼까 합니다.  조만간 멋진 분들과 함께하는 팀 블로그도 시작할 예정이니 많이 많이 놀러와주세요. ^^

P.S. 현재 껍질은 test용입니다.  이거저거 장난하고 있으니 너무 밋밋하다고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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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이 귀여운 곰돌이는 무엇일까요? (물론 '곰돌이 인형'이라는 generic definition 이 외의 답을 묻는 거다.)

Scroll down, please~

































답: 줄자!
이런 엽기적인 유머 코드는 일본인이 아니고는 도저히 갖을 수 없다 확신한다. 요즘 고미랑 가장 가까운 고미언니가 고미에게 주는 생일 선물 시리즈의 첫번째, 리라쿠마 캐릭터 줄자. 요새처럼 웃을 일이 가뭄에 비오듯 한 때, 시원하게 비 뿌려줬다. 이건 아마도 19禁 엽기 성인 동화 작가를 꿈꾸는 고미가 이제까지 받았던 선물 중 그 꿈에 가장 어울리는 선물이 아닌가 싶다.

나름 1m50cm나 되고 inch 표시도 있으며, 뒤통수 부분에 숨겨진 버튼을 누르면 뽑힌 자가 자동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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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과 노동절 연휴를 맞아 다녀온 방콕 사진 몇 장. 항상 그렇듯이 몇 주나 지나서야 올리게 된다.

굳이 방콕을 택한 이유는 두가지. 음식과 친구.

친구: 대학원 시절 이년이나 방을 같이 쓴 친구가 태국인이다. 룸메이트를 잘 못 만나면 '미저리'스럽게 괴로울 수도 있다는데, 나는 참으로 운이 좋게도 너무나 훌륭한 태국 처자를 룸메이트로 맞아 이년 동안이나 살갑게 잘 지냈다. 그 덕분에 졸업한 지가 까마득한 지금까지도 나의 비한국인 best friend로의 관계를 유지 중이고. 삼사년 정도 전에 이 친구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고 이번에는 답방 형식이라고 할까?

음식: 뭐 태국 음식이 맛있다는 사실은 굳이 다시 한번 강조할 필요는 없으리라. 요사이는 한국에도 꽤 멀쩡한 태국 음식점이 많이 생겼지만 그래도 아직은 authentic한 태국 음식점 찾기는 쉽지 않다. Authentic Thai Food가 이번 여행의 sub-theme이었다.

위 두가지 이유로 간 여행이기에 4박5일 내내 방콕에만 있었고, 남들이 태국 여행에서 경험하는 코끼리 쇼, 뱀 쇼, 해변 등을 접할 기회는 없었지만 뭐 여행 본연의 목적 두가지에 충실했기 때문에 특별히 아쉬운 마음은 전혀 없었다. 더구나 원주민 친구 덕분에 남들 못 하는 방콕 이모저모도 구경 했고...

날씨가 심하게 더워 지치기는 했고, 그냥 지나치기에는 눈에 띄는 이 동네의 빈부 격차에 대한 광경들은 가끔 맘을 지치게도 했지만, 오랫만에 본 친구와 맛난 음식 덕분에 꽤나 실한 여행이었다. (빈부 격차는 뭐 작년 말 캄보디아에서 단련이 된 터라...쩝~)

'왓 프라께아'로 불리는 왕궁. 방콕 내 관광객 방문지 1호.


Bling Bling...


'왓 포'에 있는 Reclining Buddha. 내가 TV보는 자세와 매우 흡사하다.


'왓 아룬'의 불탑. 올라갔다와서 허벅지 근육통으로 이틀 고생.


뭐 굳이 방콕일 필요는 없는 사진이지만 시각적으로 정말 귀여운 사진 한장.


매우 흥미로운 삶을 산 태국의 미국인 Jim Thompson의 집 한 컷.

현재 방콕에서 제일 잘 나가는 동네인 Siam Paragon 광장.


이 동네 명동 쯤에 해당하는 Siam Square.


이번 여행의 highlight. 가장 Authentic했던 local dinner, 그 시작.


그 두번째. 한국의 어떤 갈비찜보다 맛있었던 소고기 red curry.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태국 음식인 얌문센과 흡사한 맛의 돼지고기 샐러드.


다시 기억해도 너무 맛있었던 음식들...

고유의 디저트. 망고를 찍어먹는 소스가 새우젖 맛이 난다.


마지막으로 Banyan Tree hotel 유명 bar Vertigo에서 내려다 본 방콕 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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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후반의 남녀 4명이 동물원에를 다녀왔다. 아마도 '자기 만족'을 위해 동물원에 온 사람들 중에는 최고령임을 스스로 인지하며... 그 나이에 동물 보기를 좋아해 동물원에 가는 사람 하나 찾기도 쉽지 않은 일인데 어찌 된 일인지 그런 사람 둘이 가족으로 묶이는 우연이 발생했고, 그 결과로 평범치 않은 그 두 사람과 그 둘과 같이 사는 사람들까지 딸려서 동물원 방문이 이루어 졌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이번 동물원 방문의 압권은 한 집 사는 곰 세마리. 살아있는 고미 같이 생긴 유럽 불곰 세마리가 - 이 들이 노래에 나오는 대로 '엄마곰, 아빠곰, 애기곰'으로 엮여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 사람들에게 과자 몇 조각 얻어먹으려고 있는 귀여움을 다 부리고 있었다. 얘네들이 본래 서커스 출신이 아닐까 하고 의심할 정도로 세마리 곰들이 앉았다 섰다를 반복하며 과자를 달라더니만, 새끼곰 한마리는 아예 겅중거리며 점프를 하면서 박수까지 친다. 설마 누가 가르치지는 않았을 거고 완전히 자생적으로 조직 된 '곰쇼'인 것이다. 곰들이 이렇게 똑똑한지도 처음 알았고 과자 몇 조각이 그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도 처음 알았다.


워낙 곰에 꽂혀있는 지라 완전히 반해 눈을 떼지를 못했지만, 한편 요사이 지쳐있는 마음에 하물며 전설에 나오는 '한 집에 사는 곰 세마리'도 '재주'라도 부려야 먹고 사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갖고 있는 용량에 비해 과다하게 주어진 업무량으로 머리 끝까지 차 있던 상황에 곰 세마리의 재롱에 웃으며 살짝 기분이 나아지긴 했다. (혹은 곰들도 먹고 살기 어렵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았거나...)

P.S. 오른 쪽 윗 편의 고미 profile 사진과 이들 불곰 세마리는 정말 닮았다. 고미의 prototype이 이들 유럽 불곰임이 명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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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son & Objet

Do 2008/02/13 08:29
1월말 Maison & Objet를 다녀왔다. 왜 다녀왔냐고는 묻지 말고... 어쩌다보니 가게 됐다는 답 밖에는 줄 수가 없다. '왜' 갔는가가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가서 뭘 보고 어땠는 지가 중요하지... 아무튼 Paris, Stockholm으로 이어지는 1주일 출장 중 Paris에서 보낸 며칠 동안의 가장 중요한 일정이 Maison & Objet의 관람이었고, 나름 즐기며 충실한 감상을 했다. 뭐니뭐니해도 고미는 눈으로 감상하는 것은 다 좋아하지 않던가~!

Maison & Objet는 1년에 두번 Paris에서 열리는 인테리어, 디자인 박람회이다. 전세계 나름 유명하다는 인테리어 디자인 업체 (혹은 디자이너) 들이 너도 나도 몰려들어 신상품과 최신 트렌드를 선보이는 박람회란다. 고미도 이번 출장 전에는 잘 몰랐지만 그 분야에서 손꼽히는 유명한 전시라 전 세계에서 관련 업계 사람들이 죄다 몰려 든단다. 실제로 박람회 장에서 한국말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고 불어보다는 오히려 영어를 더 많이 들은 것 같기도 하다. 고미야 완전 비전문가 취미형 관람객이었으나 다수의 업계 관련자들은 실제 구매 상담을 진행하기도 하고 심각하게(?) 바퀴달린 트렁크를 끌고다니며 샘플이니 카달로그 등을 모으기도 한다.

이번 박람회는 전체 7개관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각 관의 크기가 COEX 태평양관보다 컸던 관계로 하루에 다 둘러보는 일정 상 정말 미친듯이 걸어다니며 눈요기를 했다. 물론, 그렇게 하고도 몇개 관은 走馬看山식으로 볼 수 밖에 없었지만... 디자인, 인테리어 관련한 '이쁜 물건'들 보는 것을 꽤나 즐기는 고미이지만 사실 나중에는 거의 멀미가 날 지경이었다.

(출장 전날 사진기 고장으로 모친의 카메라를 들고 갔더니만 날짜가 잘 못 setting 되어 있는 지도 모르고 사진을 찍어댔다. 우씨... 날짜가, 그것도 틀린 날짜가 대박만하게 찍혀있으니 사진들이 덜 예쁘다.)

전문가들은 Maison & Objet를 보면서 트렌드 분석도 하고 아이디어의 영감도 얻고는 한다지만 고미야 뭐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다 둘러본 후 머리에 스치는 몇 가지 생각들.

1. 디자인도 역시 전략이다. 왜, 무엇을 위해 그 디자인이 필요한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이해가 선행되어야만 좋은 디자인이 나온다. 이러한 맥락에서 look만을 생각하는 디자인은 낙제점이다. 한번 들어봤다는 유명 업체/디자이너 일수록 절대 look을 위해 기능성을 희생하는 일은 없었다. 아무리 얄딱구리하게(?) 생겼어도 앉거나 누워보면 정말 편한 가구들이 대부분이었고 신진 디자이너들의 실험적인 인테리어 아이디어들도 기능성에 대한 고려가 듬뿍 들어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 Display 측면에서 공간 활용의 방법, 다양한 소재 활용 아이디어에는 끝이없다. 동영상, 빛, 입체적인 디자인을 활용하는 전시 방법은 정말 멋졌다. 어쩐지 몇 년전 서울에서 있었던 Papertainer museum의 브랜드를 밝히다 전시가 생각났다.
3. 이 동네도 역시 '서비스' 개념의 탐재가 더욱 횡행할 것같다. 세상은 넓고 이쁘고 멋진 물건, 아이디어들도 이렇듯 무궁무진하다. 이 와중에 안목이 딸리고 취향이 불분명한 사람들은 고르는 것도 심각하게 어려운 일이다. 이미 많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coordinator 등이 '서비스'를 하고는 있지만 기존 유통이나 제조업 들도 단순 제작이나 판매 외에 theme 별 display나 coordination과 같은 더욱 적극적인 서비스 요소의 탑재가 필요할 것 같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 한마디로 물건의 판매에서 '안목의 판매'로의 발전이 필요하다.

이러나 저러나 누가 도대체 거길 왜 갔냐고 물으면 뭐라 대답하기 곤란하지만 매우 재미있었고 흥미 진진한 또 하나의 경험이었다.

올해는 흥미있는 경험으로 한 해를 시작했다. 이대로 쭉 흥미있는 한해가 되기를!

P.S.Stockholm 이야기는 나중에 별도로~
Posted by gomy

Season for gifts

Do 2008/01/23 09:10
연말 연시는 역시 선물의 계절이다. 지난 연말 스스로에게 사준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이 사는 남자 옆구리를 찔러 받아낸 선물에 아직도 뿌듯하고 있는데, 얼마전 한 친구로부터 그 선물들 못지 않게 뿌듯한 선물을 받았다.

스스로에게 사준 크리스마스 선물, Blade Runner 완결판이다. 5 version의 Blade Runner와 (참고로, Blade Runner는 working version, 초기 cut, Director's cut 등등 다양한 version이 존재한다) 감독의 해설이 담긴 CD 5장에 이런 저런 귀여운 collectible까지 한 package로 나온 한정판이다. 12월 초 발견하고는 예약구매 걸어놨더니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배달되었다. 흐뭇~


이건 옆구리 찔러 받은 선물. Star Wars 개봉 30주년을 기념한 3D pop-up book. 정말 궁극의 3D pop-up book이다. 각 장 마다 여기저기 숨어있는 mini pop-up에다가 이 책의 highlight인 제다이와 다쓰 베이더 pop-up은 광선검에 불까지 들어온다. 정말 완소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연말에 한번 만나자 만나자 하면서 서로 바빠 못 만났던 친구를 드디어 며칠 전에 만났더니 이 귀여운 선물을 들고 왔다. 안그래도 작년 연말 웹 상에서 발견하고는 귀엽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실 이 물건은 바비인형을 만드는 Mattel사와 이노디자인이 손잡고 출시한 바비 MP3 player로 target 연령층은 10대 아이들이다. (정말 10대 여자아이들이 보면 훔치고 싶어할 정도로 깜찍하게 만들었다.) 내 비록 10대 곱하기 서너배한 나이지만, 뭐 어떠냐. 귀여운데. 참고로, 이 선물을 준 사람은 다름 아닌 이 물건의 디자이너. 항상 느끼는 거지만 그의 재주는 참으로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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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 후기

Do 2008/01/16 08:37
3주가 넘어 정리하는 앙코르와트 후기.

크리스마스 주말에 부모님을 모시고 앙코르와트에 다녀왔더랜다. 원래의 계획은 오빠네 부부까지 해서 6명이 다녀오는 것이었는데 정의를 구현하느라 항상 젤루 바쁜 오빠가 이번에도 역시 마지막에 본의 아니게 '파토'를 내는 바람에 대타로 급투입된 부모님 친구분 내외와 함께 다녀왔다. 가족들끼리 같이 다녀왔으면 좋았을 것을...

아무튼, 앙코르와트는 가기 전부터 기대가 무척이나 컸었다. 몇 년전 이집트를 갔을 때의 느낌과 유사하게, 뭐랄까 그 곳에 가면 인디아나 존스와 라라 크로포드가 막 살아서 들이댈 것 같은 느낌이랄까? 아니면, 도대체 그 옛날에 저런 것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틀림없이 외계인이 만들었을 거야 등등등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지면서 몸도 마음도 정화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왜 외계인 생각이 들면서 몸도 마음도 정화되는 느낌인지는 묻지 마시라. 내가 그냥 그렇게 생겨먹은거니까)? 이집트에 갔을 때, 같이 갔던 남자에게 너 도대체 몇 살이냐라는 이야기를 들을만큼 흥분했던 터인지라 이번에도 가기 전부터 완전 삘받았던게지.

결과는? 기대만큼. 솔직히 캄보디아가 아직 좀 많이 가난하고 이집트만큼 관광산업도 충분히 갈고 닦여 있지를 않아서 같이 간 남자 말 대로 'fancy'한 맛은 없었지만, 어차피 처음부터 앙코르와트를 fancy하자고 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위에 말한 느낌은 충분히 받고 왔다. (그나저나 같이 간 남자는 fancy하지 않다고 투덜거리다가 결국 몸살이 걸렸다. 아무래도 곱게 자란 선진국형 사람인 이 남자는 다음부터 선진국이 아닌 곳에 갈 때는 친정에 맡겨두고 가기로 했다)


(사진을 모두 깔끔이 정리하고 설명을 붙여 올리자니 요사이 회사 업무의 압박때문에 posting이 더 늦어질 것 같아 일단 완성도는 떨어지나 무작정 upload 진행. 간혹 가로로 누운 사진들에 대해서는 양해를 바랄 밖에~)

이거 저거 많이 봤지만 역시 highlight는 앙코르와트, 앙코르 톰, 프놈바켄. 세 곳의 불상들과 벽화들을 설명하기에 '멋지다', '거대하다', '웅장하다' 등의 단어는 너무 미흡하다. 그렇다고 또 딱히 다르게 표현하기에는 나의 vocabulary가 영 미흡하다. 난감한 일이지... 하여, 그 세곳이 어떤가는 내가 굳이 단어로 표현하기 보다는 사진에 의존하여 보는 사람들 자신이 판단하도록 하겠다. 또한, 솔직히 맘만 먹으면 큰 돈 안들이고도 얼마든지 가 볼 수 있으므로 되도록이면 꼭 한번 가보라고 강추하겠다. 정말 돈 아깝지 않다.

눈 앞에 펼쳐지는 볼거리들 만큼 인상적이었던 것은 앙코르와트에 얽힌 몇가지 사실들. 앙코르와트가 실제 번성했던 시절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캄보디아나 근처 국가에는 거의 없고, 13세기 이 곳을 방문했던 중국의 사신 주달관이 '진랍풍토기'에 기록한 내용이 최초라고 한다. '그 시대에 과연 무슨 일로 무엇을 타고 여기까지 중국의 사신이 왔던 것일까? 그 당시 여기를 오는 것은 지금 우주를 가는 것 만큼이나 가슴 설레고 두려운 일이 아니었을까?' 라는 의문을 가져봤지만 나중에 알아보니 이미 그 당시 중국과 캄보디아는 상당한 교역관계를 가지고 있었단다. 역사 지식/의식 전무한 나는 역시 인간의 능력에 대한 감이 영 떨어진다.

'왕도의 길'을 써 나름 유명한 소설가 앙드레 말로가 실제 반데이 스레이 사원의 불상을 띄어다 팔아먹으려다 걸린 적도 있다고 한다. 그 불상은 실패했나 모르겠지만, 그는 골동품 상으로 꽤나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하는데, 한 시대의 교양인도 돈 앞에는 어쩔 수 없나보다.

마지막으로, 잡학과 사소한 일의 기억에서라면 천재 수준인 모친의 한마디. 젊은 날의 잭클린 케네디가 신혼 여행으로 코끼리 타고 앙코르와트를 방문했었던 뉴스를 보신 기억이 나신단다. 그 사실을 기억하는 모친이 제일 인상적이었고, 옛날에는 잭키 여사나 올 수 있었던 곳을 나 같은 민간인도 올 수 있으니 일단은 오래 살고 봐야겠다는 진리가 다시 한번 떠오른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가난한 나라에 관광을 가면 관광객들 상대로 장사나 구걸을 하는 어린아이들 때문에 곧잘 가슴이 아프곤 하다. 평소 남을 위한 일이라고는 하나도 안 하는 주제에 가슴 아파 하는 것 자체가 좀 알량스런 일 같아서 딱히 무엇인가를 해주고 오지도 못 한다. 하지만, 서너살 밖에 안되보이는 어린아이들이 다가와서는 한국말로 '사모님 이뻐요, 사장님 멋져요' 등을 외치는 모습에는 가슴이 짠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옆에서 모친께서 한마디 하셨다. '옛날 우리 모습이랑 똑같네. 625때 우리도 다 했어. 미군들한테 기브 미 초코렛 해가면서'

50년이란 세월이 얼마나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인지 경이롭다. 마침 이번 여행에 할레드 호세이니의 '천개의 찬란한 태양'을 가져가 읽고 있었는데 눈앞에 보이는 캄보디아와 글로 읽는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이 겹쳐 갑자기 대한민국에 사는 것에 백배 감사하게 됐다.
Posted by gomy

크리스마스 D - 8일

Do 2007/12/11 09:12
Project P launch D-6일
대선 D-8일
앙코르와트 여행 D-10일
크리스마스 D-14일
제주도 여행 D-18일
2008년 D-20일

고미의 대략적인 연말 행사 일정이다. (물론 크리스마스, 대선, 새해가 오는 것 등은 고미 만의 행사는 아니지만서도...) 아무튼,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금년도 3주밖에는 안 남았고 크리스마스는 2주가 남았다. 그런데 도대체 과거 연말이면 느끼곤 하던 살짝 들 뜬 명랑몽롱한 분위기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이 동네 저 동네의 크리스마스 illuminatioin에는 무슨 사건/사고가 있었길래 내 눈에 전혀 보이지를 않으며, 별로 딱히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맘쯤 길에 퍼져있는 것이 예의라 생각하는 크리스마스 캐롤은 어쩐 일로 회사 화장실에서만 들리냔 말이다. 이 세상에 무슨 일이 난걸까? 아니면 내 눈과 귀에 유조선 기름이라도 번져버린 걸까?

이유가 뭐든지 간에 왠지 연말 분위기를 못 느끼는 것은 곧 내가 더 이상 젊지 않고, 나의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는 사라져버린 것 같은 위기감에 자진해서 회사에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을 살짝 했다. 개인적인 기준으로는 장식품 자체가 고미 취향으로 인해 좀 엽기발랄하기는 해도 장식을 했다기에는 민망한 수준이라고 생각하나, 이 딱딱한 대기업에서는 이 정도로도 인구에 꽤나 회자가 된다. (뭐 중립적인 말로 표현하면 그렇고 사실 많은 사람들이 '튄다'고 씹는 것이렸다. Who cares?)

어쨌거나, 고미는 지금 이 미약한 크리스마스 장식들에 의존해서라도 연말 분위기 좀 느껴보려고 애쓰는 중~

호주 여행 중 우연히 들린 관광지 gift shop에서 한눈에 반해 사온 크리스마스 ghost lights. 사진에는 불을 꺼놨으나 불도 들어온다.


멀리 보이는 크리스마스 트리는 우연한 기회 지난 주말 선물 받은 것. 앞쪽으로 나의 곰들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설정 연극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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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만들기 또 하나

Do 2007/11/12 08:20
파란만장 미즈리의 직장생활 생존기 2 를 올리기 전에 잠깐 쉬어가기.

지난 번 아이스크림 양초만들기에 이어 지난 주 두번째 girls night out을 감행했다. 팀에 새로 들어온 여성 멤버들을 환영해야 한다는 핑계였으나 실은 다들 일상의 무료함을 다시 한번 달래볼까 하는 바램을 가졌었던 것이지.

두 차례의 투표 끝에 이번에 선정 된 item은 한지 탈색 공예를 통해 만드는 나비추 시계. 한 강사의 지도 아래 똑같은 재료, 똑같은 밑틀을 갖고 만드는데도 결과물에 각 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것을 보면 역시 본성은 숨길 수가 없나보다. (우리 팀의 노모양을 평소에 아는 사람이라면 저 많은 나비추 시계 중에서 그녀의 작품을 찾아내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으리라.)

아무튼, 이번에도 작품활동(?)에 뿌듯함을 느꼈고, 이번에도 역시 마무리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이었다. Girls night out은 이제 거의 정례화된 팀 여자들의 행사가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다음 번에는 양모로 만드는 곰탱이 꼭 해봐야지~


Posted by gomy

길 걷기

Do 2007/10/10 08:45
1년만의 본격 휴가 - 6박7일의 일본 여행. 굳이 주제를 붙인다면 '길의 여행' 이었다. 도쿄, 오사카, 교토로 이어지는 일정 동안 이 나이에 몸이 버틸 수 있는 한계까지 걸어줬다. 특별한 목적이나 계획도 없이 넓은 길, 좁은 길, 앞 길, 뒷 길 등을 모두 걸어서 섭렵하며 사람들 사는 모습을 보고 다녔다. 나름 좋아하는 유형의 여행이나 같이 간 남자는 '다시는 걷는 여행은 그만'이랄 정도로 탈진했다. 앞으로 걷는 여행은 혼자 해야할듯...

길을 걷는 다는 것은 언제나 근사한 일이다. 특히나 안 걸어본 길을 새로 걸을 때는 항상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설레임이 있다. 이 골목을 돌면 무엇이 있을까? 저 뒷 길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이 길을 지나갔던 사람들은 지금은 어디를 걷고 있을까?

인생도 끊임 없이 새로운 길을 걷는 여행같으면 좋겠다. 40이 되도, 50이 되도 그 보다 더 나이가 들어도, 저 앞에 기다리는 길에서는 어떤 사람들을 만날 지, 어떤 일을 경험할 지, 가슴 두근거리며 기다릴 수 있는 그런 에너지와 용기와 감성을 지닐 수 있기를 새삼 바라게 된다.





교토에서는 더 많은 멋진 건물들과 거리 들을 봤지만, 고만 여행의 초입에 카메라 밧데리가 고장나 버렸습니다. 텐류지의 대나무 숲의 모습을 남기지 않는 다는 사실이 용서가 안되서 미개인 같이 혼자 일회용 카메라를 사서 찍고 다녔는데 아직도 인화를 못 했지 뭡니까. 꼭 udpate 하도록 하겠습니다. 대나무 숲은 정말 멋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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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만든 휴식'

Do 2007/09/12 20:58
'시민'이라는 단어는 어쩐지 나랑은 영 어울리지 않는 공익스런 단어라 쓰기가 찜찜하지만, 어제 갔었던 전시의 공식 title이니 뭐 그대로 쓴다.

평소 공익스러운 일에는 대놓고 관심을 끄고 사는 사람이나, 예쁜 것과 디자인 된 것에 대한 관심이 공익에 대한 무관심 보다 큰 바람에,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지인이 (하긴 이제는 친구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 같긴 하다) 디자인한 작품이 전시가 되어 있다하여 서울 시민의 광장에서 진행 중인 '시민이 만든 휴식' 전시를 보러 갔다.

'시민이 만든 휴식'이라는 title은 이 전시가 그야말로 '시민'이 만든 '휴식'을 전시하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좀 알아듣게 설명하자면...서울시가 도시 미화사업의 일환으로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울시에 설치할 벤치를 공모했고, 그 결과물을 전시해 놓았단 말이다. 물론, 시민 이 외에도 11명의 전문가들의 초청 작품도 전시가 되어 있고 고미의 친구는 이 11명 중 한명이다. 아무튼, 시민 공모를 통한 작품들이니 '시민이 만든'이 맞고, 앉아서 쉬는 벤치이니 '휴식'이 맞는 것이지.

친구의 벤치는 미리 mock-up을 본터라 대략 짐작을 하고 갔지만, 조명까지 갖추어진 실물은 기대보다 더 귀여웠다. 다만, 이리저리 variation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한 넘인데 전시에는 같은 유형 하나만 전시 되어 있는 점이 좀 아쉽기는 했다. 그래도, 한 귀퉁이 하트 모양에 새겨진 기증자의 이름과 메세지는 (아마도 추측컨데 이 전시에 새겨진 내용은 친구의 부모님의 실명이 아닐까 싶은데) 무궁무진한 추억과 이야기와 감정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어서 기분 좋은 설렘을 주었다.

친구의 작품 이 외에도 나름 흥미있는 작품들을 몇개 더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작품들 자체 보다도 이런 노력을 통해 서울이 더 취향에 맞는 도시가 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이 마음에 와 닿았다. 또한,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야기를 간직한 벤치들을 둘러보고, 고미가 좋아하는 덕수궁 길을 걷고, 같이 갔던 고미의 사랑하는 후배들과 차 한잔을 할 수 있었던 여유가 더 뿌듯했다.

이래저래 지난 번 양초 만들기 만큼이나 우울증 털어버리기에 도움이 된 doing 인 듯~

친구가 디자인한 벤치: Seoul Heart




P.S. 바보같이 배터리가 나간 카메라를 들고 간 바람에 전화기를 이용하여 사진을 찍다 보니 사진 quality가 영~ 치매 증상 심화다.
Posted by gomy

재미 만들기

Do 2007/07/15 02:32
인생에 딱히 재미가 없을 때는 재미를 만들어야 한다. 왜냐고? 난 지루한 인생은 싫으니까.
시간 기준으로 현재 내 인생의 80%를 차지하는 것은 회사다. 인생이 재미가 없다면 당연히 인생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에서 부터 손을 대야 한다.
하여, (딱히 업무에서 특별한 재미를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은 법이라) 팀 내의 여자 팀원들을 부추겨서 지난 수요일 girls night out을 감행했다.

그게 뭐냐고? 맨날 밥먹고 술먹는 회식이 아니라 뭔가 특별한 것을 해보자는 취지 하에 대학로로 아이스크림 양초를 만드는 강좌를 들으러 간 것이지. 사실, 내가 주도 해 놓고서도 큰 기대 없이 갔는데 기대 이상의 재미를 찾고 왔다.

재미의 근원은 다름 아닌 '초등학교 졸업 이후 거의 처음으로 열심히 몸을 써서 뭔가를 만들어 봤다'는 사실. 나 뿐만 아니라 같이 간 우리 팀의 '언니들' 모두 나 만큼이나 재미를 봤다. 아니, 재미를 넘어 다들 왠지 모르게 무언가를 해 낸 뿌듯함에 흠뻑 취했다.

오늘의 key take away. 역시 사람은 몸을 써야 한다. 역시 (작은 것이라도) 재미는 만들어질 수 있다. 그리고, 역시 나는 손재주가 별로다...

4명의 여자들이 만든 아이스크림 초 단체 사진. 상당히 다양하다.


그 중 내가 만든 두개. 뭔진 모르겠지만 어딘지 나 답다.



즐거웠던 girls night out의 한가지 부작용. 아이스크림초를 만들다 다들 아이스크림에 대한 craving에 몸서리쳐, 강좌가 끝나고 나오자마자 그 오밤중에 하겐다즈에 들어가 quarter를 다 비워버렸다. 헐~ 안그래도 증가 일로에 있는 몸무게에 비상등, 반짝 반짝...

완전히 다른 이야기 하나. 심한 야행성인 고미가 새벽 출근을 시작한 이후 야행활동을 못해 욕구불만을 심하게 앓아 오던 중 오늘 왠일로 꽤 늦은 이 시간까지(그러니까 새벽 2시 30분) 날랑날랑 놀고있다. 창문 틈으로 불어오는 여름 밤의 산들바람이라니...이 얼마만인가! 거의 감동으로 눈물이 나올 지경이다. 아, 대기업 알러지를 심하게 앓고 있는 요즘, 도대체 나는 왜 적성에도 안 맞는 대기업을 다니고 있다 말인가... 나의 밤을 돌려줘, 돌려줘 TT
Posted by gomy
살다 보면 여기 저기서 뜻 밖에 삶의 위로가 되는 것 (혹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앞서도 언젠가 소확행에 대해 말한 적이 있었지만, 도대체가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 지도 헤깔리고, 이제까지 해 온 것에 대해서도 한껏 맥이 빠져 있을 때 이런 의도되지 않은 것들의 위로라도 없으면 삶은 정말 피폐할거다.

뜻 하지 않게 요새 나에게 삶의 위로가 되고 있는 것은 '꼬날'님의 음악 블로그, '꼬날의 뮤직 싸롱'이다.

이직 후 어쩌다보니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런 저런 사정으로 공식 출근시간 보다 한시간 반 가까이 일찍 사무실에 나오고 있다 (혹자의 말을 빌면 아침부터 일찍 나와 있는 재수없는 팀장이다). 이직 후 6개월까지는 긴장한 탓인지 어울리지 않게 그 아침부터 일에 파묻혀 서류더미에 머리를 박고 있는 우울한 생활을 했드랬다. 그러다 인생을 그렇게 사는 건 절대 할 짓이 아니라는 만고불변의 진리에 머리를 한대 얻어맞고는 공식 출근 시간 전 한시간 반은 '자기 계발'까지는 아니라도 어쨌든 나 만을 위해 쓰겠다 결심을 했던 참이다.

이 와중에 만난 것이 '꼬날의 뮤직 싸롱'이다. 꼬날님이야 모 주간지에 power blogger로 소개가 될 정도로 internet 상에서는 유명하신 분이자, 전 직장의 동료이기도 한 관계로 전 부터 꼬날님의 음악 블로그에 대해 알고는 있었다. 버뜨, 한번도 열심히 탐색할 수 있는 기회는 없었던 것이지. 몇 주전 아침부터 심한 정서불안 증세를 나타내며 헐떡거리던 중 완전 우연으로 꼬날님의 블로그를 탐색할 기회가 있었고, 그 곳에서 정서불안 증세 호전까지 이어폰 끼고 세상과 완전히 격리될 수 있는 빌미를 주기에 충분한 주옥 같은 곡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후 정서 안정이거나 불안이거나 꼬날님에 의해 선곡된 노래들에 중독 증상을 보이며 아침부터 '딩가딩가' 하고 있다.

오늘도 예외 없이 꼬날님의 블로그에 꽂혀 있다. (이어폰을 꼽고 있으니 '꽂혀있다'라는 표현이 중의적으로 이렇게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경우도 흔치 않으리라 ^^). 정서불안까지는 아니지만, 간혹 발작적으로 치밀어오르는 주체 안되는 심리적 불안정을 어젯 밤에 한차례 겪은 후인지라 오늘 아침 꼬날님의 음악들이 주는 진정 효과는 특히나 고맙다.

꼬날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음악으로 싸롱을 엮어가주세요. 화이팅!!!

또 다른 방향에서 인생의 지루함을 덜어주는 작은 것들... 또한번 도대체 나이가 몇 이냐는 비난을 감수해 가면서 하루에 한 동작씩 만들어 가면서 놀고 있다. 첫 번째 사진의 제목은 '나도 할 수 있어요', 두번째는 '저요, 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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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2탄 - 두번째 꼭지점인 동경 미드타운!

앞서 설명한 바 대로 여기에는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Design Site 21-21과 아카사카에서 이리로 옮겨 재개관한 산토리 미술관이 있다.

일상적인 사물이나 주제를 디자인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 Design Site 21-21에서는 Chocolate이라는 재미난 전시가 열리고 있었고, 산토리미술관에서는 일본의 축제라는 주제의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전혀 상반되지만 나름 모두 흥미있는 전시였다.

일단 사진부터 올리고 전시에 대한 감상은 나중에 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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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예고한대로, 동경 Art Traiangle 답사기...

그런데 본격적으로 답사기를 올리기 전에 잠시 다른 얘기 한마디. 이번에 블로깅을 다시 시작하면서 결심한 한가지가 '길이로보나 내용의 깊이로 보나 뭔가 읽을 만한 내용이 충분치 않은 포스팅은 안하겠다'라는 것이었는데... (물론 벌써 이 결심을 깨는 포스팅이 몇 개 있었으나) 이 결심을 너무 지키려다 보니 블로깅이 점 점 부담이 되어가는 부작용을 발견! 그래서, 앞으로는 블로깅의 습관화를 위해 짤막하거나 얄팍하거나 한 내용도 좀 간간이 섞어볼까 한다. 몇 안되지만 저의 고정 독자분들 양해 부탁 ^^...

그런 차원에서 이번 동경 Art Triangle 답사기는 trianle인 만큼 세번으로 나누어 연재할까 한다. 한번에 다 올리려 하니 내일 아침 출근시간이 벌써 부담으로 다가오잖아? (아, 불쌍한 월급쟁이의 신세여!)

시리즈로 연재를 하건 한번에 다 써버리던 간에 일단 Art Triangle에 대한 간단한 소개는 한마디 하고 시작해야지. '동경 Art Triangle'은 록뽄기 힐즈의 모리 미술관, 동경 미드타운에 위치한 Design Site 21-21과 산토리 미술관, 그리고 마지막으로 올 본 새롭게 문을 연 동경국립신미술관의 세 지점(point)을 일컫는 신조어이다. 우울하던 동경에 요 몇년 간 엄청난 규모의 재개발 project들이 진행되면서 쇼핑, 레저, 문화, 주거, 사무 공간이 섞여있는 신개념 complex들이 들어섰고 (4년전 세워 진 모리그룹의 록뽄기 힐즈가 그 대표 주자이고 최근 모습을 드러낸 동경 미드타운이 록뽄기 힐즈를 능가한다) 이러한 각 complex에 빠지지 않고 미술관이 포함되다 보니 triangle의 두 꼭지점 완성, 여기에 일본의 유명 건축가인 구로가와 기쇼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동경국립신미술관 까지 록뽄기 지역에 개관하면서 버뮤다 삼각지대가 아닌 예술 삼각지대의 세꼭지점이 완성된 것이다. 얼마나 있어보여, Art Triangle이라니!

그 첫번째 꼭지점. 동경국립신미술관



호주에 다녀온 뒤에 사진을 올리면서 '때로는 말이 필요없다'라는 지인의 말을 차용했었는데, 다시 한번 그 말을 차용해야 할까보다. 동경국립신미술관의 건축은 형언하기 힘든 수준의 창조력과 미적 재능의 산물이었다. 유리를 쌓아올려 만든 멋진 굴곡이 돋보이는 외관도 외관이지만, 그 유리 틈 사이로 들어오는 빛과 그림자가, 여기 저기 적절하게 배치된 station 들과 어우러져 절묘한 경관을 만들어내는 내부는 그야말로 입에서 '와아...~~'라는 말만 나오게 한다. 워낙에 SF 광인 내 취향에 딱 맞게 미래지향적, SF적이면서도 뭐랄까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부드러움이 있다. 나의 짧은 어휘로는 더 이상의 표현이 어렵다. 때로는 말이 필요없으니 몇 장 안되는 사진이지만 감상하시고 왠만하면 직접 가서 보시라.

그 멋진 미술관에서, 그 인기 있는 모네의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다가. 마침 고미고미의 모친이 미술관에 갔던 날이 일본의 연휴인지라 관람객들이 토요일 밤 이마트 계산대보다도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덕분에 전시는 보지도 못하고 건물만 보고 와버렸지만 솔직히 건물은 모네보다 더 근사했다. 사실 모네는 몇 년전 영국과 파리에서 완전정복 한지라 - 그리고 곧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모네의 수련 전시가 예정되어 있는 지라 - 다행이도 좀처럼 아쉬운 마음이 들지를 않았다.

아무튼, 삼각형 중 첫번째 꼭지점에 대해서는 여기까지. 나머지 두 꼭지점과 약간의 변방 들에서 얻은 가슴 두근거림은 다음 주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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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posting 이후로 Vienna, Berlin, Frankfurt로 이어지는 출장과 Tokyo로의 휴가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한달이다. 출장과 휴가 덕에 밀린 일을 하느라 남은 에너지 한방울까지 짜내고는 있지만 그래도 온갖 종류의 눈요기와 새로운 경험으로 가득한 축복받은 한달이었다. 그나저나, hojai님은 고맙게도 아직도 협박과 회유를 통해 고미를 채찍질 해주는군 ^^...

한달만의 지각 posting을 무엇으로 시작할까 고민하다가 역시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의 하나인 Volkswagen의 Autostadt를 채택!

Autostadt가 뭐냐고? 보고서 형식으로 정리해 본다면...

* 시설의 성격: 자동차 테마 파크 (혹은 자동차 박물관 or 갤러리)
* 소재지: Berlin에서 ICE로 한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도시인 Wolfsburg
* 규모: 아주 큼
* 만든이: Volkswagen
* 내용물: Volkswagen이 소유하고 있는 각 종 자동차 브랜드의 개별 갤러리, 자동차 박물관, 자동차 체험관 등. 그 외에 리츠칼튼 호텔과 각 종 식음료, 휴계 시설 완비

사실 Wolfsburg는 Volkswagen의 공장이 있는 도시다. Autostadt도 Volkswagen의 공장과는 걸어서 오갈 수 있는 바로 지척에 위치한다. 말한 것처럼 Berlin에서 ICE를 타고 Wolfburg역에 내려 5분 정도만 걸으면 눈 앞에 Volkswagen의 공장이 들어오고 공장 옆의 강을 따라서 Autostadt가 펼쳐져 있다.


Autostadt 근방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건축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나름 유명하다는 투명한 자동차 수납 타워. Cylinder형태의 유리로 만들어진 20층의 두 원탑 안에 새 차 들이 가득하다. 영락없는 자동차 자판기 같은 느낌이다. 동전을 넣으면 '두두두두...'하는 소리와 함께 '텅~'하고 자동차가 굴러 나올 법한... (실제로 존재한다면 정말 재밌겠다).

자동차 수납 타워는 사실 백만가지 볼거리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체계적으로 조목조목 보고 온 내용을 기록하면 좋겠으나 너무나 많은 내용을 안타까우리만큼 짧은 시간에 눈과 머리에 우겨넣고 온 관계로 정리가 안된다. 하여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몇 가지만 나열해본다면...

먼저, Autostadt에 가면 가장 먼저 들어서게 되는 주 건물 (실제 여기서 표를 사야한다). 여기는 CAD가 실제 자동차 모형을 깎아내는 과정을 보여주는 display를 비롯하여 다양한 자동차 디자인 관련 display가 있으며, 태양열을 이용하여 식물을 키우는 것을 보여주는 Sun fuel Lab, 밀도 높은 fog로 꽈차서 눈앞이 하얗게 되버리는 fog tunnel 등의 다양한 '경험거리'가 있다. Fog tunnel이 아니라면 어디서 또 눈앞이 새하얗게 되는 경험을 하겠는가! 또한, 굳이 이런 것들이 아니라도 손잡이 하나, 바닥재 하나 하나 등의detail에 신경쓴 티가 담뿍 나는 건물과 내부 시설 자체 만으로도 꽤나 눈요기가 된다. 특히나 사람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게 바닥에 아무렇게나 깔아놓은 매트리스는 정말 부럽더군.

그 다음으로는 주 건물의 바로 옆에 위치한 자동차 gallery (된장~ 정식 명칭이 무엇인지 잊어버렸네...) 여기는 평소 차에 일정 수준 이상의 애정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심장마비 안 걸리게 조심해야 하는 곳이다. 190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무릎끓고 빌어서라도 애인삼고 싶을 만한 sexy한 차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서 '나 잘났지' 하면 관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재수는 좀 없을지 몰라도 '응, 그래 너 잘났다' 해줄 만큼 실제 잘 난 차들이다. 평소 차에 대해 일정 수준 이하의 관심을 갖고 살던 나마저도 사랑에 빠져 버릴 뻔 했다. 참, 여기서 느낀점 하나. 1960년대에 나온 Porche가 전시되어 있는데 그 디자인은 지금 나오는 Porche의 기본 유형을 그대로 갖고 있더군. 50년 가까운 세월을 견뎌낸 디자인이라니... 우리나라에는 언제나 그런 수준의 디자인이 나올 수 있을까?

그리고 두서없는 기억의 마지막은 Autostadt 여기 저기 흩뿌려져 있듯이 위치한 Volkswagen의 각 브랜드 별 gallery들 (생각나는 것만 꼽아봐도 Volkswagen, Bentley Lamborghini, Audi, Seat, Skoda 등 등). 각 gallery마다 브랜드의 특성을 나타내는 전시와 영상물의 상영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Volkswagen의 360도 돔 형 screen에서 상영하는 짧은 영상물이 인상적이었음. screen이 너무 커서 좀 어지럽기는 했지만. 그 외에 speed를 실제 체험해볼 수 있는 시설도 있었는데 그만 시간이 늦어 체험 실패. 아까워라!







그런데, (여기서 '그런데'라고 한다면 틀림없이 이제부터는 무언가 다른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한다는 것을 다들 알 것이다. 예고를 하자면, 이제까지는 관광안내였다면 이제부터는 경영학 101이다 ^^) 사실 Autostadt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투명 주차 타워도, sexy한 BMW도, 360도 돔형 screen도 아니었다. 그건 다름아닌 Volkswagen이 고객들과 더 깊숙히 connect하기 위해 그들만이 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이런 거대한 시설을 만들었다는 사실이었다.

Volkswagen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은 본인들이 원하면 차를 Autostadt까지 와서 pick up할 수 있다고 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Wolfsburg에 있는 Volkswagen 공장에서 가져가는 것인데, 실제 자기 차가 마무리 되어 지는 모습을 직접 볼 수도 있다고 한다. (영어로 polishing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과연 어느 과정에서부터 어디까지를 볼 수 있는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 Autostadt내에 있는 Ritz Carlton hotel에 묶으며 Autostadt를 둘러보고 공장에서 자기 차가 주인을 만날 준비를 하는 것을 지켜보고나서 차를 몰고 가는 package도 있다고 한다. 자기 차가 주인과 만나기 위해 멋지게 polishing 되어가는 모습을 살펴보고, 그 차를 만든 회사를 보고 느끼게 해주는 전시들을 살펴 보고나서 완성된 차를 직접 몰고 나가는 경험은 단지 '차를 산다'라는 경험과는 절대로 같을 수가 없다고 본다. 아마도 후자의 경험을 한 차주인은 자기 차에 대해 더 많은 애정을 느끼고 그 차를 만들어준 회사에 대해서도 훨씬 더 많은 애착과 호감을 지닐 것이다.

뭐랄까, 이 곳 Autostadt에서 더욱 치열해져만 가는 기업들 간의 마케팅의 한 보 더 전진한 모습을 본 것 같았다. 태초에(?) 상품을 팔다 진화해서 서비스를 팔더니만, 이제는 경험까지를 packaging해서 판다고나 해야할까. 이 곳의 입장료나 식음료 시설의 이용료 만으로는 들어간 투자를 절대 회수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설이 Volkswagen 브랜드에 주는 부가가치는 분명 그 이상일거다. BMW나 Benz도 비슷한 시설을 계획 중이라는 이야기를 동료로부터 언뜻 들으니 비슷한 깨달음이 그들에게도 있었나보다.

Autostadt를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문득 든 생각. 과연, 내가 하는 業에서는 고객들과의 관계를 만들어내고 유지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packaging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 고민의 시작이다.

예고편: 곧 Autostadt만큼이나 가슴을 설레게 해준 동경의 Art Triangle 이야기도 올리겠습니다. hojai님 포기 안했습니다!!!
Posted by gomy

해피 식목일!

Do 2007/04/06 08:10


고미의 친구들이 식목일을 맞아 고미의 사무실까지 보내 준 예쁜 꽃.

이제는 놀지도 않는 식목일인데 왠 꽃이냐고? 사실은, 친구들 중 한명이 회사를 옮기면서 꽃을 보내주자는 얘기가 오가다가 고미가 회사를 옮길 때는 자기들이 꽃을 안보내줬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늦게라도 할 건 다 하겠다며 난데없이 사무실로 꽃을 보낸거지. ''해피 식목일' 이라는, 그들 답게 엽기 명랑한 메시지와 함께.

덕분에 쏟아지는 의혹의 시선을 견뎌내느라 - 생각해보라 30대 중반의 생일도 아니고, 결혼기념일도 아니고, 승진도 하지 않은, 아이 없는 여자에게 갑자기 꽃이 올 수 있는 occasion이 몇 개나 있을 지 - 민망했으나 어쨌든 화창한 봄 날 예쁜 꽃을 받아든 기분은 꽃의 아름다움 만큼 산뜻했다.

아무것도 아닌 날을 특별한 날로 만들어준 그들의 엽기 명랑 발랄한 재치에 매우 감사.

다른 모든 분들도 해피식목일 하셨기를~
Posted by gomy

Come back alive!

Do 2007/03/19 12:02
최근 다섯달 만의 '비겁한' 공백기를 뒤로 하고 come back 했다. 마지막 포스팅이 새 회사 출근하던 첫 날 이었으니까 정말 딱 다섯달이네... 아마도 지난 주 금요일 날의 '각성'적인 만남이 아니었다면 이 공백기를 기약없이 이어갔을 것 같다. '각성'시켜주신 hojai, kkonal, ian님 감사. 꾸벅~

도대체 적응 어려운 새 회사에 나가면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지쳐버려서는 퇴근 후에도 주말에도 일 외에 했던 것은 딱 두가지. 잠과 TV. 동의할 수 없는 일부 혹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TV를 바보 상자라고 무시하거나 폄하할 생각은 꿈에도 없다. 하지만, TV보기에도 두가지 유형이 있는 법이고 - 그러니까, 의식이 깨어서 '보는' TV와 텅 비어서 '응시'하는 TV - 지난 다섯달 간의 TV와 관련 된 경험은 전형적인 후자였다.

TV응시와 잠으로 점철 된 지난 다섯달 간은 정말로 아무 것에 대해서 아무것도 느낀게 없는 '정신적 혼수상태' 였다. 영어 딸리는 사람의 번역을 빌자면 '야채사람' (vegetable man). 위 세분 덕분에 한시라도 빨리 '살아있는' 삶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지 못했다면 아마도 이대로 중년의 무력한 삶으로 먹히지 않았을까?

아직도 위험은 크다. 여전히 같은 일을 하고, 같은 생활을 이어나가며, 같은 만큼 지치고 소모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지난 주의 흐뭇한 만남 하나가 그리고 그를 계기로 다시 쓰기 시작한 이 작은 글 하나가 being alive의 생동감을 계속 이어가게 해주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바램을 가져본다.

세분께는, 계속적인 질책 부탁. '구박'받은대로 주말 블로거로서 체면만이라도 유지해볼까 하니까...

아자, 아자, 아자!!!
Posted by gomy

새로운 시작

Do 2006/10/24 07:20
꽤 오랜 기간 - 아마도 너무 오랜 기간 - 블로그를 쉬었다. 새 직장으로 옮기면서 주어진 휴가 동안 '이건 꼭 해야한다'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다보니 그 여파가 블로그에까지 미쳐버린 것 같다.

어제로 휴가를 마치고 다시 현업으로 복귀했다. 새로운 회사, 새로운 직책,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사무실... 모든 것이 낮설기만 하다. 이제까지 내가 해온 방식들이 여기서 통용이 되는 지도 모르겠고 내가 과연 잘 해 낼지도 불안하고. 이런 낮선 환경에서 '팀장'이라는 위치에 잘 적응할지도 모르겠고. 워낙에 과격한 변화다보니 - 아침에 출근을 했는데 갑자기 음악과 함께 직원들이 다 같이 국민체조를 하더군...허걱! - 기분이 좀 '까리'하군.

'변화'에서는 언제나 배울 것이 있다는 기대로 불안감을 떨쳐봐야지. 언제어디서나 'Be myself'가 가장 지속 가능한 전략이라는 점도 기억하고.

여러분, 새 생활 잘해나갈 수 있게 응원해주세요!!!
Posted by gomy
TAG 변화
뜻밖에 하게 된 대기업에서의 새생활의 시작이 10월 23일로 정해졌다. 새 생활의 시작 전에 지금 직장 생활을 마무리해야하고 새 직장에도 가끔 기웃거려 주어야 해서 100% free라고 할 수는 없으나, 하루 종일 묶여있어야 하는 통상적인 직장 생활에 비해서는 많이 한가로울 터이고 아마도 추석 이후로는 일주일이 넘는 완전 자유도 즐길 수 있을 듯 하다. 이이야!!!!

그러나, 나의 과거 전적을 봤을 때, 지나친 자유가 주어지면 제대로 즐기기도 전에 TV와 침대를 오가는 게으른 생활로 황금같은 시간을 낭비해 버리곤 했다 - 바보천치! 하여, 이번엔 그 동안 시간이 생기면 꼭 해야지 하고 꿈꾸어 왔던 것들을 알차게 챙길 수 있도록 열심 계획 수립 중!

그 계획을 일일이 여기 밝힐 수는 없겠으나, 일단 큰 넘들 몇개를 소개하면:

1. DSLR 구입 및 익히기 - 지대로 지름신이 오셨지. 그래도 아직 사십년 넘게 살아야 하는 인생에 취미 하나는 확실히 한다는 차원에서 - 혹은 핑계로 - 지르기로 결정.
2. 기본적 건강 돌보기 - 물론, 이 핑계 하에 얼굴에 점빼기와 같은 make over성 액션들도 좀 취해볼까 하고. 이 참에 기미도 좀 없애고 이거 저거 좀 더 해볼까나?
3. 밀린 책 읽어주기 - 어제 막 주문한 책까지를 포함하자면 박민규의 새 소설부터 진중권의 인문서, 탐 피터스의 경영서까지 책장에 꽤나 책들이 밀려있더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4주동안 딱 10권만 완독 목표.
4. 밀린 친구들 보기 - 마침 미국에 있는 best friend도 귀국을 해주지 뭐야. 아이 좋아라!
5. 제주도 여행가기 - 이번엔 테디 베어 박물관은 꼭 봐야지. 왠만하면 책 몇권 들고 혼자 가고 싶은데 과연 될까?
6. 리움 가기 - Mark Rothko 전시회는 아직 하겠지, 설마? 시간이 되면 미술관 버스 타고 서울시내 미술관 순례도 한바퀴 해야지. 어, 그러고 보니 용산 국립 박물관도 아직 못 가봤네...바쁘다, 바뻐...
7. 정리하기 - 이년 묵은 책장, 일년 묵은 옷장 정리 필요. 이게 아마 제일 야심찬 계획이 아닐까?

이 밖에도 사정 상 밝히지 못하는 계획이 몇개 있지만, 과연 이 중 몇개나 할 수 있을까? 이래저래 돈도 꽤 들겠는걸. 호주갔다온 카드 값 여파가 아직 있는데...흑...

그나저나...이 한가한 기간 동안 못 본 얼굴들 다 보고자 하니 혹시라도 한가한 시간에 맞춰 얼굴 보여줄 수 있는 분들은 꼭 연락주세요!
Posted by gomy
TAG 계획, 이직
내 자신이 이렇게나 우유부단할 수 있는 일면이 있다는 것을 30여년 만에 처음 깨닫게 해 준 지난 한달 간의 고민을 끝냈다. '고민이 끝났다'라고 할 수 있으면 좋겠으나, 실상 '고민을 끝냈다'는 것이 더 적합한 표현인 것 같다. 그 길고 긴 고통스런 자아성찰의 시도와, 그 많은 주변인들에 대한 괴롭힘 끝에 - 물론, 내가 못 내리는 결정을 대신 내줄 수 있는 한 조각의 '마법의' 의견을 얻기위한 괴롭힘을 말한다 - 결국은 결정을 해야 하는 바로 그 나노초(nanosecond)의 순간에 입에서 말이 나오는 대로 결정을 해버렸으니까... 올바른 결정을 목적했다기 보다는 스스로의 우유부단함을 끝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우유부단함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불쾌한 경험이더군....

아무튼, 막바지에 이르러 일주일 넘게 블로깅마저 멈추게 했던 괴로운 고민의 시간은 이제 그만이다. 이제부터는 전진 만이 있을 뿐. 언제나 내가 내린 결정이 가장 좋은 결정인 법이다. 맞던 틀리던 다시한번 나의 hunch를 믿는 수 밖에...


혹시나 도대체 뭐에 대해 그리 거창하게 궁시렁대는건지 궁금해할 분들을 위해 밝히자면...

지난 두달여 동안 이직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어언 나이도 삼십대 중반에 직장경력도 십여년이 되는 지라 이제까지와는 달리 선뜻 용감하기만 한 결정을 하게되지는 않더군요. 좀 더 시간을 들여 공들여 결정을 하고 싶었고 그래서 정말 머리 싸매고 담배만 안폈다 뿐이지 열공모드로 고민을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결국은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저는 전혀 합리적이지 않게 '지 맘대로' 결정을 하더군요...

고민의 결과는...한번도 대기업에 다니게 되리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으나, 뭐 언제 인생이 그리 계획하고 예상한 대로만 되던가요. 이러니 저러니 고미는 이제부터 모대기업에 둥지를 틀고 새로운 경험에 도전합니다. 새로운 결정에 대해 건투를 빌어주세요!

참고로, 이번 괴로운 고민의 결과로 다시 한번 확인한 '결정하기'에 대한 몇가지 진실들:

1. 처음에 확 끌리는게 결국은 최종 결정일 확률이 매우 높다.
2. 시간을 많이 끈다고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어느 정도의 정보수집이 끝난 후에는 '결단'이 필요한 것이고, '결단'에 걸리는 시간은 한순간이면 충분하다.
3. 고민의 대상이 되는 옵션을 너무 많이 만드는 것은 백해무익하다. 뭘 원하는 지 모를 때에는 뭘 원하지 않는 지를 고려해 해당 옵션은 모두 잘라버리는게 현명하다.
4. 답이 하나만 있는 결정거리는 거의 없다. 좋은 결정은 결단 이후에 판가름 난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내가 내린 결정이 최고의 결정인 것이다!!!

스스로 칭찬 한마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대요, 공주병과라고 뭐라 하지 마세요) - 타블렛의 기능을 활용하여 만들어낸 고미의 열공 고민 모드 그림은 나름 귀엽군...나름 새로 산 아디다스 운동화 닮았잖아?
Posted by gomy

小確幸

Do 2006/09/12 01:46
요새 부쩍 부러움이 많아져있다. Sillicon Valley에 가서 원하던 모험을 하고 있는 Ian도 부럽고, Sydney에서 project를 하고 있는 전 직장 동료들도 부럽고, 미국과 유럽으로 삼주간 벤치마킹 여행을 떠난 후배도 부럽다. 뭐랄까, 단지 한국 밖에서 남의 나라 말로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 때문에 난 한국에 갖혀 정체되어 있는데 그들은 왠지 더 멋지고 자유롭게 그들의 꿈을 펼치고 있는 느낌이랄까... 요즘 같이 한국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더 다이내믹하게 돌아가고 있는 때에 이게 왠 전근대적인 생각이냔 말이다.

생각해보자면 나름 과거에 이미 영국과 미국에서 일도 공부도 다 해봤으니 어쩌면 그들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나는 이미 거쳐갔다고도 볼 수도 있을텐데. 워낙 방랑벽이 많은 인사라 그런지 한번 쯤 겪고 난 지금에도 막상 국내외를 넘나들며 별 제약없이 살고있는 자들을 보면 몹시 부럽다. 난 틀림없이 '안정'보다는 '자유'지향적인 인간인게지 -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게다가 한국 밖으로 다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나서는게 스스로 가진 역량의 미흡함 보다는 여러가지 상황적 제약때문이 더 크다는, 말도 안되는 건방진 생각에 - 정말 건방진 생각은 맞는데, 모사의 미국 본사에 추천해주겠다는 등, 싱가폴에 일하러 오라는 등 하면서 왜 주변에서 부추기냔 말이다...우씨... - 묶이지 않은 그들에 대한 부러움이 더 커진다.

이런 와중에...어제는 정말 날씨가 좋았다. 선선한 초가을 날씨에 비온 뒤의 청명함까지 더해져 대한민국에서는 일년에 며칠 경험하기 어려운 수준의 날씨가 나와버린 것이지. 토요일 하루 컨디션 난조로 집안에서 TV를 친구삼아 딩굴딩굴하다가, 어제는 그 좋은 날씨를 낭비하는 것은 죄악이라는 굳은 믿음으로 이른 아침부터 집을 나섰다 - 물론 주말 내 기준의 이른 아침은 10시를 말한다.

첫 방문지는 친구가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의 오프라인 벼룩시장. 그만 그 곳에서 그 분의 방문을 받아 '한벌 값에 여러벌'이라는 핑계로 맘에 드는 옷들을 맘껏 질러주고. 일요일 늦은 오전의 기분 좋은 허기를 전통있는 모 냉면집의 냉면과 만두로 달래주고. 구름 한점 없는 완벽한 하늘을 바탕으로 날렵한 산등성이를 드러내놓고 있는 서울 시내의 산세를 감상하며 인사동에 가서는, 기분좋게 목덜미를 간지르는 초가을 바람을 즐기면서 인사동 거리를 거닐고 - 피존 퐁퐁 넣고 막 해서 갓 개어놓은 빨래 냄새 만큼이나 상큼한 날씨에 감동해가면서. 인사동 쌈짓길 가게들의 신랄한 이름들에 웃음짓고 - salon de 언니네 이발관'이라는 이름의 카페는 정말 명랑하게 엽기적이지 않은가!

지름신의 강림을 받은 김에 아예 확실한 信心을 보이자 하여 방문한 동대문 시장에서는 '올 겨울엔 나도 열살쯤 어려보여야지'하는 다짐을 하며 얼굴을 온통 가릴 수 있는 비니를 장만하고 - 그치, 이 나이에는 얼굴을 최대한 많이 가리는게 열살쯤 어려보이는 비법이지. 발목이 잘려 짤뚱한 '덧버선'모양의 양말 시리즈에 눈이 멀어 열개들이 세트루다가 구매해주고. 일명 '고미 빅맥 세트'라 명명한 명랑 엽기 소품들을 저지르며, 언젠간 인사동의 '토토의 옛날 물건 가계'와 같은 콜렉션을 만들리라는 꿈에 부풀고.

냉면과 만두가 그 위력을 멈출 때쯤, 말로만 듣던 신당동의 떡볶기 거리에 가서 그 수많은 원조들 틈에서 어렵게 가계 하나를 골라내서는, 딱 적당하게 맛있게 보이는 수준의 불량함을 보이는 떡볶기를 먹고 - 두당 5천원 정도의 매출에 주차까지 해주면서 과연 이 가게는 얼마만큼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지를 열심 계산해보는 직업병을 보이며. 마무리 코스로 Costco로 일주일치의 양식을 장만하러 가서는 개당 5천원에 나와있는 플란넬 파자마 바지에 열광하면서 머리 속으로 온통 쌀쌀한 겨울날 동토의 땅이 되는 우리집 마루에서 포근포근한 플란넬 잠옷에 폭신폭신한 마시마로 슬리퍼를 신고 딩굴딩굴 할 생각에 비식 미소를 흘려주고 - 그런데 세상에나 이 행복한 파자마를 계산원이 바코드가 안 붙어있다고 뭐라해서 홧김에 안사버렸다. 후회, 후회~



비록 소정의 댓가를 지불해야만 했으나 그래도 소확행임에 틀림없는 이번 주말의 전리품들
1. 인사동 길거리에서 산 '대두인형'. 이 씽(thing)들을 두 마리라고 해야하나, 두 개라고 해야하나...
2. 지름신의 강림을 받아 친구의 벼룩시장에서 산 각 종 옷들과 동대문 시장에서 산 비니. 얼굴 최대한 가릴 수 있는 비니로 장만.
3. 동대문 시장에서 산 정말 귀여운 덧버선 스타일 양말들. 고만, 10켤레 질렀다는...이 양말 한켤레가 대두인형 한개와 값이 같단다.
4,5,6. 일명 '고미 빅맥 세트'. 고미의 앉은 키가 30cm정도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크기가 대략 짐작이 갈 것임. 저 콜라캔과 햄버거의 용도로 말할 것 같으면 각각 CD 케이스. 콜라캔은 내 방에, 햄버거는 차에...

갑자기 호주도 아니고, 미국도 아니고, 유럽도 아닌 서울에서, 하루동안 맛닥뜨린 이런저런 소확행들을 확고하고 열심히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아직도 불끈하고 치밀어오르는 '먼 곳'에 대한 동경, '남의 나라 말로 뭔가 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성취감 같은걸 모두 불식시키지는 못했지만, 기가막히게 좋은 날씨에 하루의 나들이가 평범함 속에 얼마나 많은 작고 이쁜 것들이 숨어있는 지를 '다행스럽게도' 기억시켜줬다.

스스로가 어른이 된 다음에 조차 꽤나 어른들 말씀 무시하는 성향의 소유자임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소소한 행복 하나 하나도 당연스레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불특정 다수 어른들 사이에서 항상 회자되는) 그 말씀에, 오늘은 왠일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고미의 인생, 매일 매일 하나씩의 소확행만 있으라~
Posted by gomy
'때로는 말이 필요없다!'

전에 한 지인이 너무나 멋진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쓴 말이다. 가진 것은 꼴랑 여행용 캐논 소형 카메라 한대이고, 사진을 찍는 솜씨는 어설프기 짝이없는 나이지만 언제 어디서라도 카메라를 들이대기만 하면 작품이 될 만큼 경치도 날씨도 훌륭했다. 역시, 말은 필요없다.

<시드니(Sydney)>


<멜번 (Melbourne)>


<블루 마운틴 (Blue Mountain), 헌터 밸리 (Hunter Valley)>



<그레이트 오션 로드 (Great Ocean Road)>



<호주의 동물들 및 Taronga Zoo>

Posted by gomy

Lifestyle design

Do 2006/08/11 14:33
살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 중에는 매일 매일 얼굴을 맞닥뜨림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정이 안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몇 번 보지는 않았지만 어쩌다 한번 보면 나와 '공명'하는게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 있다 - 영어로 표현하자면 'click'한다고 할 수 있겠지.

후자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지인 중에 Lifestyle designer라는 직업을 가지신 분이 있다. 생경한 직업을 짧은 지식으로 설명해보자면... 사람이 살아가는 다양한 공간에 대해 그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니즈를 이해하고 이에 따라 컨셉을 잡고 설계/디자인하고 구현하는 그런 작업을 하시는 분이다. 단지 예쁘게만 꾸미는 '인테리어'라는 단어보다는 훨씬 포괄적인 뜻으로 해석하는게 맞을 것이다.

이 분과 사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적은 사실 이제까지 단 2.5번 밖에는 없지만 - 0.5번의 사담은 제대로 된 사담이라 하기에는 '빌딩 옥상'이라는 난해한 환경에서 '세미나 중간의 10분 휴식시간'이라는 난데없느 타이밍에 이루어져 0.5번으로 인정 - 그 2.5번의 대화마다 항상 매우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듣게되며 또한, 무언가 생각할 거리들을 얻어온다. 아마도 좋은 디자인의 원천은 창의성이며, 창의성은 호기심과 박식함에 기대어 생기는 것일듯.

어제의 대화도 예외가 아니어서 영양가 zero의 잡담에서부터 나름 흥미있는 잠재 사업 아이디어, 영양가 꽤 높은 생각거리까지 다양한 주제의 대화가 오고갔다. 특히, 이번 대화에는 말하는 tone & manner가 Lifestyle designer분과 유사한 모후배까지 합석하여 그 variety를 더해주었다 - 참고로 이 두 분의 대화에 있어서의 여유로움과 나의 다급함을 합해서 나누면 일반인의 말하는 속도가 나온다.

와인바에서 새롭게 개발하여 밀고 있는 안주 한접시와 와인 한병을 놓고서 두시간이 넘게 떠든 많은 내용들 중 기억에 남는 한마디.

고미: 서울에서 다녀보신 곳들 중 가장 감동을 주었거나 높이 평가하시는 장소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셨나요?

Lifestyle designer: 여기 (참고로 Casa del Vino 였음)도 좋고, 우리가 오늘 저녁에 가려고 했던 제주물항도 좋아요. 중요한건 '조화'잖아요. 그 장소의 목적에 부합하여 전체가 조화를 이루어, 있을 있을 것은 있고 없을 것 없으면 되는거 아니겠어요? 제주물항 보면 딱 그렇잖아요.

무언가 거창한 장소들이 언급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가, 이 말을 듣는 순간 떠오른 생각. 디자인도 결국은 컨설턴튿들이 말하는 경영 전략과 마찬가지구나. '있을 것은 있고, 없을 것은 없고'는 선택과 집중에 대한 말이요, '목적에 부합함'은 비전과의 연계이며, '모든 것의 조화'는 비전, 전략, 실행을 모두 아우르는 전체의 새끈한 정렬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냔 말이다. 디자인에 있어서도 좋고 나쁨에 대한 평가는 그 장소가 이쁘냐 안이쁘냐가 아니라 결국은 그 장소가 목적하는 바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잘 실행하고 있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써놓고 보니 너무나 당연한 이 진리가, 얼핏 보기에는 전혀 다른 function의 직업을 갖고 있는 분으로부터 이야기되어지니 새삼스럽다.

아마도, 개인사를 바라보는 관점도 이와 같아야 하는 것일게다. 결국에 성공적인 인생은 그 인생의 목적에 부합하여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고, 잘 조화를 이룬 인생이겠지. 그런데 어찌하여 가장 중요한 개인사에 있어서는 이 불변의 진리의 적용이 이리도 어렵단 말인가...

요즘 개인적인 결정을 위해 고심하는 터라 이번에는 내 개인사에 대해 멋진 디자인을 해봐야지 하는 다짐을 다시 한번! 그러고보니 개인사의 디자인이야말로 말 그대로 Lifestyle design이네.
Posted by gomy
직장인이다 보니 업무 관련이 아니고서는 평소 회사 근처를 벗어난 곳에서 점심을 먹게 되는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저런 사정으로 좀 한가하다보니 어제와 오늘 연이틀 강남의 소위 '괜찮게 나가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아니, 이게 왠 일이야. 청담동이고 대치동이고 간에 점심 때인데도 레스토랑 들은 다양한 처자들로 엄청 붐비고 있다. 이 분들은 과연 무엇을 하는 분들일까? 매일매일의 직장 생활에 묶여 사는 사람으로서, 마음 한구석에 스며드는 부러움에 '저 사람들은 틀림없이 암 생각없이 돈 쓰고 사는 강남 아줌마들일거야. 낭비를 일삼는 경제 어려움의 주범들이야...' 하고 괜히 삐죽거리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사실, 돈 걱정 안해도 되서 당장 직장 그만다니고 점심 때마다 맛있는 것 먹고 다니면서 놀라고 해도 나는 세달 이상 할 자신이 없다. 또, 괜히 혼자 삐죽거리기는 해도 점심 때 거기 앉아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는 그 분들도 사실은 예쁘게 살림하고 올바르게 아이들키우면서 사는, 주부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그런 분들이 많을 것이다. 또한 그들 나름의 고민도 있을테고...


언젠가 친한 친구들과 세상에 존재하는 여자들을 그 성향으로 나누어 본 적이 있다 - 유식한 마케팅 용어로 segmentation을 했다고 할까. 나름 꽤나 명쾌한 분류법이라고 자부하는 바 잠깐 소개를 하자면... 우리의 분류법에 의하면 세상의 여자들은 다음의 세가지로 나누어 질 수 있다. (물론 어떤 segmentation과 마찬가지로 hybrid형이 존재할 수 있으며, 한 개인이 인생의 단계에 따라 여러 segment를 거칠 수도 있겠다. 그러니까, 시비걸지 마시오.) 그리고, 이 분류법에 의하면 아마도 확률 상 내가 어제와 오늘 점심 때 본 여성들은 대부분 정경부인형이나 화류낙낙형일 것이다.

1. 자수성가(自手成家)형
본인과 같이 열심히 직장생활하는 여성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 경우 진정으로 생계를 위해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꼭 안 그래도 되는데 '자아실현'의 욕구가 강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정진하는 그런 성향의 사람들도 포함된다. 아무튼, 생활의 여유없이 자기자신을 채찍질하며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해 스트레스 만빵 받으면서 사는 사람들이다. 직장생활은 하지 않더라도 한푼 아껴보겠다고 인생을 즐기지 못하고 알뜰하고 악착같이 사는 전업주부들도 굳이 분류하자면 이 부류에 든다고 할 수 있겠다. 참고로, 유유상종이라고 본인의 친구들은 대부분 이 부류에 속한다.

2. 정경부인 (貞敬夫人)형
요조숙녀, 현모양처 등의 이름으로 불리우는 처자들로 대표되는 형으로, 일정 수준의 미모와 지성을 겸비하였으며 굳이 직장생활 등을 통한 자아실현을 추구하지 않고, 남편의 내조, 자식 뒷바라지, 살림 등을 통해 사회에 가치 창출을 하는 여성들을 일컷는다. 반듯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난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 남편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올린다는 특성이 있다. 화류낙낙형과 마찬가지로 명품 등에 일가견이 있으나 화류낙낙형이 화려함을 추구한다면 정경부인형은 우아함을 추구한다고 하겠다.

3. 화류낙낙 (花柳樂樂)형
본인이 가장 부러워하는 부류로, 인생은 짧다라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어린 나이에 깨닫고 짧은 인생의 즐거움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현명하고 용감한 처자들이다. 외형적으로는 선천적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얻어진 미모와 체격을 보유한 경우가 많으며 여름철이 되면 바느질과는 상관없이 옷감이 적게 든 옷들을 많이 입고다니는 특성이 있다. 대인관계가 매우 유연하여 일반인들의 상식에 묶이지 않는 인간관계를 많이 형성하며, 무도장, 쇼핑몰 등 즐거움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장소에 많이 출몰한다. 간혹 결혼 적령기가 가까와지면서 정경부인형으로 표변하는 경우도 있다.

이 분류법을 새삼 써놓고 보자니 드는 생각이... 뭐 남자도 마찬가지이겠으나, 특히 여자로서 살아가는 데에는 참 여러가지 유형이 가능한 것 같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유형의 삶을 살아갈 것인가 하는 것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성향에 의해 정해지는 것일까, 아니면 개인의 의지와 환경에 의해 정해지는 것일까?

요즘 드는 생각은 - 그리고 아마도 괴짜경제학 (Freakonomics)를 읽고 나서 feel 받아서 더 굳어진 생각은 - 타고난 성향/특질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수성가(自手成家)형 인간인 내가 때로 정경부인형이나 화류낙낙형이 부러울지언정, 과연 그러한 유형으로 계속 살아갈 때 진정 행복할 수 있을까? 앞에서도 썼지만 아마도 세달 정도는 OK. 하지만 평생은 아닐 것이다!

이럭저럭 정리를 하다보니 잠시나마 레스토랑에 앉아 정경부인과 화류낙낙 처자들을 부러워 하던 마음이 잦아든다. (얼마나 다행인지!). 아마도 난 이대로 생긴대로 계속 자수성가 하면서 살 것이다. 앞으로 좀 힘들어도 괜히 정경부인, 화류낙낙 처자들을 부러워하지 말자. 난 그냥 이렇게 살게 생겨먹은거니까!

세상의 모든 자수성가형 처자들, 아자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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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 5일동안 중국 (심천과 북경)을 다녀왔다.

나름 꽤나 많은 나라들을 돌아봤다 생각하는데 어쩐지 오히려 가까운 아시아 지역에는 못 가본 나라들이 많고, 제일 가까운 중국을 이제야 가보게 됐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다양한 중국인들을 만나보고 느껴본다는 목적으로 간 여행이라, 관광스러운 일은 새벽 1시에 천안문 앞을 택시타고 지나간 것 이외에는 전혀 없었다. 대신, 5일 내내 열심히 발품 팔면서 아는 사람들을 통해 연결 된 중국 학생, 직장인, 기업인 들을 만나고 다녔다.

그래서 받은 느낌? '큰일이군,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나?'

그런 느낌을 받은 많은 이유? 그 중 가장 원초적인 두가지: 규모속도.

가본 분들이야 너무나 잘 아시겠지만 이 나라의 도시들은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13억인구임을 알고 있었고, 지도 상으로 엄청난 넓이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익히 몰랐던 바 아니나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직접 보고나서야 이 땅의 규모가 느껴졌다. 말하자면 우리나라는 모든 게 레고(LEGO) 블럭의 크기라면 북경과 심천의 모든 것들은 듀플로(DUPLO) 블럭의 크기이다. 우리나라 도심의 한 블럭정도 규모의 건물들이 도시 모든 곳에 펼쳐져 있다. 더구나 놀라운 것은 이 많은 수의 '고질라' 규모의 빌딩과 주택들의 공실율이 거의 없다라는 점이다. 아마도, 이 나라가 갖고 있는 인적자원의 생생한 증거겠지.

거대한 도시들의 안에는 다양한 단계의 진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북경에는 5개의 '환'형 도로가 존재한다. 도심 제일 안쪽에서 1환으로 시작하여 5환이 가장 외각에 위치한다. 1환이나 2환의 내부는 현재 서울의 강남이나 도심을 능가하는 현대적 감각의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3환쯤에 이르면 그 풍경이 서울의 90년대 초반 정도를 연상시키고 바깥으로 갈수록 10년 정도씩 후퇴하여 5환을 지나가며 보게되는 풍경은 전혀 개발이 되지 않은 서울의 60년대 정도의 모습이다 - 물론 난 이 때 안태어났기 때문에 사진에서나 보던 모습을 통한 짐작이지만. 어느 나라나 지역 별 편차는 있기 마련이지만, 그 극단이 펼쳐지는 중국의 모습에서 이 나라가 발전해나가고 있는 속도가 실감되었다. 항상 '한강의 기적'을 운운하며 우리나라가 얼마나 빨리 발전했는가를 쇄뇌받아 왔지만, 아마도 중국은 그 5배 정도의 속도로 변해가고 있는 듯 하다. 모든 단계를 뛰어넘으면서 각 단계의 좋은 것들을 한꺼번에 취해가면서.

이런 중국을 보고 있자니, 평소 전혀 애국자는 아닐지라도 '과연 우리나라는 앞으로 어찌 먹고살아야 하나?' 하는 걱정이 절로 든다. 동네 구멍가게에서 시작해서 죽도록 고생해서, 이제야 겨우 그럭저럭 번듯한 현대적 상가를 차려놓고 제 값 받으면서 물건 팔기 시작하고 있는데, 길건너 바로 옆에 구멍가게부터 최신 유행 물건까지를 모두 파는 10배도 넘는 규모의 쇼핑몰이 떡하니 들어선 셈이다. 더구나 남의 동네 애들도 모두 그 몰에 가게하나 내보겠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그 쇼핑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디하나 모자란 구석 없이 자기네 가게가 뭘 할 수 있는지, 배째면 임대료 높게 받을 수 있는 것까지 다 잘 알고 있다. 젠장!


나름 전직이 컨설턴트라 우리 상가는 뭘해야 할까를 고민해보자면... 부족한 창의력과 1분 정도의 생각으로 나올 수 있는 답은 2가지 정도이다.

1. 럭쪄리 (luxury) 상점화 한다.
2. 큰 쇼핑몰과 M&A한다.

아마도 우리가 항상 외치는 바는 1번에 해당하는 것으로, 일본이나 미국이 과거 우리나라와 같은 나라들을 피해 계속 성장해나가는 방안이겠다. 즉, 우리도 머리 싸매고 열공하여 빨리 럭쪄리 모드로 옮겨가자 하는 것이겠다.

동네 상가가 아니라 국가에 대한 이야기인지라 감히 'M&A'라는 말을 사용하지는 못하겠으나, 2번 언저리에서 무언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을까? (나라 팔아먹자는 얘기는 아니니 오해들 마시고...) 아무래도 5천년 역사 동안 때로는 친구로 때로는 웬수로 지내오면서 쌓은 정이 완전 남보다는 나은게 없을까? 과연 다른 나라보다 더 잘 중국과 손에 손 잡고 같이 갈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전에 인터넷 어디선가 중국이 무섭게 힘을 키우고 있는 이 상황에서 우리는 줄건 주고 얻을 건 얻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중국과 '동북아 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본적이 있다. 용어만 틀리다 뿐이지, 이게 바로 M&A에 대한 이야기리란 생각이다. 또한, 한문 5천자만 알면 중국인들과 적어도 필담 정도는 통할 수 있다면서 중국과 협력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서 한문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들은 적이 있다. 무심코 지나쳤던 이 말들이 막상 규모와 속도에 대한 체감이 된 직후라 그런지 꽤나 절실하게 느껴진다.

주절 주절 떠들었는대, 막상 할 수 있는 건 한문 공부 밖에 없네. 다들 한문 열공합시다...

사진 설명 (왼쪽부터)
1. 평범한 중국인들의 아파트 입구 풍경. 북경에서는 자전거가 왠만한 근거리에 이용되는 주요 교통수단이라 어디를 가도 건물 주변에서 자전거를 볼 수 있다.
2. 심천 시내의 현대적 쇼핑몰 내의 마트 풍경. 내가 본 국내의 어느 마트보다 훌륭한 디스플레이와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었다. 아마도 미국의 wholefood 정도가 필적할까?
3. 북경의 새로 떠오르는 유흥가인 호하이 지역의 스타벅스. 중국에 가면 난 난독증이다. 다만 '성(星)'자 하나 독해 가능. 아무튼, 한문으로 쓰인 스타벅스 이름은 참신하다. 언젠가 인사동에서 영문 스타벅스 못 쓴다고 난리가 난 적이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중국은 모두 현지화 한 이름이더군.

마지막으로, 왠지 내 블로그답지 않게 무거운 주제인거 같아 분위기 반전용 정보를 하나 제공하자면. 중국에는 많은 '짝퉁'시장이 있는데 특히 심천 (Shenzhen)에는 홍콩민들을 상대로 한 큰 시장이 발달해 있다. 심천 샹그리라 호텔 앞쪽으로 심천 기차 터미널 바로 옆에 가면 엄청난 규모의 건물 하나 전체가 다 짝퉁 가게인 곳이 있다. 너무 늦게 가서 잘 둘러보지는 못했으나 십만원을 들고가면 천만원어치를 사갖고 나올 수 있는 곳임에 틀림없다. 현지 안내를 해준 유학생 말에 의하면 1/4로 깎는 것은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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